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내걸린 '꾀·끼·깡·꼴·끈' 문구가 시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. 이 문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올해 초 시무식에서 언급한 말인데, 터널을 지나는 시민들은 이 낯선 문구에 당황하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.
이 '꾀끼깡꼴끈' 문구는 부산시설공단이 부산시 공공디자인 개선을 위한 첫 사업으로 지난 21일 설치한 것이다. 공단 측은 이 문구가 시민들에게 공감될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, 많은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.
제보자인 30대 최 모 씨는 "직접 보면 흉물스럽다. 시 예산을 이렇게 사용한 이유를 모르겠다"며 "뜬금없이 이걸 보고 당황해서 웃음이 나왔다"고 말했다.
운전자 40대 정 모 씨는 "저 문구(꾀끼깡꼴끈)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고 한참 봤다.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걸 보다가 사고를 낼 수도 있겠다"며 "고속도로 위에 이런 문구를 설치한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"고 지적했다.
온라인상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.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"부산 도시고속 대연터널 위에 '꾀끼깡꼴끈'이라는 간판이 있는데 이게 뭐죠?"라는 질문을 올렸다.
다른 누리꾼은 "검색해보니 박형준 부산시장 유튜브 영상이 나온다.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를 홍보하다니 말이 안 된다"고 비판했다.
이 문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언급한 것이다. 당시 박 시장은 "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꾀(지혜), 끼(에너지·탤런트), 깡(용기), 꼴(디자인), 끈(네트워킹)이 필요하다"고 말했다.
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"주철환 작가가 그의 책에서 처음 언급한 내용을 박 시장이 인용한 것이다"며 "문구의 뜻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 내부적으로 기획해 추진한 것"이라고 설명했다.